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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팀

 현재 내가 한창 달라붙어 감사하고 있는 회사는 칫솔 만드는 일본계 회사로서 일본에서는 꽤 큰 회사 중 하나다. 물론 일본 본토의 회사는 일본에서 감사하고 있을 터이고 내가 맡은 부분은 미국 현지법인의 감사... 그래도 북미와 남미를 아울러 총 대여섯개 정도되는 회사들의 연결재무제표 감사이니 그리 작은 규모의 감사는 아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 감사팀이 좀 재미있다.

 우선 파트너 선생. 캐나다 시민이며 일본에서 오랜 기간 체류했다. 물론 생긴 건 완전 백인이지만 의외로 아시아 문화에 강하다. 애가 둘인데 둘 다 일본어에 능통하단다. 내 자동차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시어 현대자동차에 관한 자신의 지식을 항상 뽐내려 한다.

 매니저는 더 재미있다. 아버지가 네덜란드 사람에 어머니는 일본인이란다. 덕분에 네덜란드 국민이지만 일본어를 기똥차게 잘 한다. 물론 영어 또한 네이티브다. 일본에서 자라서 비단 일본어 구사 뿐만 아니라 사실 상 정신상태는 일본 사람이다. 하지만 생긴 건 완전 백인이다. (백인 중에서도 꽃미남이다.) 와이프 또한 일본계 혼혈이란다.

 나야 뭐 말할 것도 없이 자랑스런 한국인. 그런데 나도 역시 다국어 구사 가능이니 팀의 다른 멤버들에 꿀릴 건 없다.

 스탭들 또한 가관이다.

 우선 항상 명랑 발랄한 클라우디아양. 멕시코 아가씨이다. 물론 스페인어 무지하게 잘 하신다. 영어는 좀 딸린다. 그래도 의사소통에 별 문제는 없다. 다만 조서 작성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 아가씨는 도통 문장에 점을 안 찍는다. 왠만하면 다 쉼표 아니면 그냥 이어 적는다. 덕분에 조서 내용 읽다보면 숨이 찬다.

 루미양은 일본 아가씨이다. 그런데 하와이에서 대학교를 다녔단다. 남편이 하와이 사람이다. 따라서 성이 하와이계 성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일본 성하고 구별이 안된다. 영주권 소지자. 그러나 국적은 여전히 일본이다. 일본인 유학파 치고는 드물게 영어 자유자재 구사다. 하긴 안그러면 부부 간에 의사소통이 힘들겠지...

 요시는 막내 스탭인데 일본 국적 유학파이다. 학창 시절 럭비 선수였다니 과연 엄청난 체구를 자랑하신다. 그리고 일본 모 재벌집 둘째 아들이란다. 미국에서 좀 경험 쌓은 후 돌아가서 가업을 이어받아야 한단다.

 그러고보니 우리 팀에 미국 시민은 한 사람도 없다. 다들 모이면 서툰 영어 꽤 나온다. 그래도 다들 개의치 않는다. 일본계 회사인 client 회사에 오히려 일본 사람은 커녕 외국사람이 거의 없다. 다 미국 사람들이다. 왠지 주객이 전도된 듯한 느낌이 난다. 어쨌거나 다국적팀 이끌고 일을 하는 나는 요즘 심신은 피곤해도 나름대로 재미를 느끼고 있다.

by 홍기맨 | 2008/04/08 12:03 | About 'A' | 트랙백 | 덧글(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