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커플의 자동차에 관련된 불우한 일련의 사건들

 헨리는 그의 자동차 H.A.를 사랑했었다.

 H.A. 또한 헨리를 무척이나 사랑했다.

 사랑하는 헨리를 위하여 열심히 달렸고, 그가 시키는 것은 우회전이든, 좌회전이든, 후진이든 가리지 않고 다 했다.

 그런데 어느날 헨리는 같은 회사에 다니는 백조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첫눈에 서로에게 반한 헨리와 백조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헨리가 H.A.에게 쏟던 정성과 애정은 상대적으로 식어버렸다.

 H.A.는 슬펐다.

 헨리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은 점차 줄어들었고 거의 항상 백조가 함께 있었다.

 H.A.는 그전과 다름없이 헨리를 한결같이 사랑했으나, 말을 할 수 없기에 자신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여 좌절하게 되었다.




 어느날 모처럼만에 헨리와 단둘이 있게 된 H.A.는 그러나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

 슬픔이 너무나도 컸던 탓에, 헨리에게 자신의 속상한 마음을 표현할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옆길에서 달려나오던 자동차 한대를 보고 자신의 몸을 그 자동차를 향해 내던졌다.

 자학을 하여 헨리에게 호소하고 싶었던 것이다.

 결국 H.A.의 옆구리는 흉하게 찌그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헨리는 그러한 H.A.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불운을 한탄할 뿐이었다.

 H.A.는 슬펐다.




 며칠 후, 헨리는 백조와 함께 출장을 가게 되었다.

 각각 자신의 자동차를 운전하여 가기로 했기 때문에 헨리는 H.A.를 타고 앞장섰고, 백조는 다른 자동차를 타고 그 뒤를 따르게 되었다.

 헨리를 태우고 가던 H.A.는 백조가 쫓아올 수 없도록 멀리 도망가고 싶었다.

 그래서 있는 힘껏 달렸다.

 최고의 속도를 내며 정말 열심히 달렸다.

 그러나 백조의 자동차 또한 지지 않을 듯이 열심히 따라 붙었다.

  결국 H.A.와 백조의 자동차는 동시에 경찰차에 의해 저지당했고 헨리와 백조는 속도위반으로 딱지를 먹게 되었다.




 며칠 후, 헨리와 백조는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다.

 H.A.에 함께 타고 식당으로 간 둘은 H.A.를 밖에 세워두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추위에 떨며 혼자서 외로이 주차하고 있던 H.A.는 서러움과 슬픔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묘안이 떠올랐다.

 헨리와 백조는 같은 회사에 다니다가 서로에게 반했으므로 둘의 회사생활을 방해하여 떨어뜨려 놓으면 자연스럽게 서로에게서 멀어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H.A.는 지나가던 행인을 유혹하여 자신의 차창유리를 깨고 H.A.에 실어놓았던 헨리와 백조의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가도록 만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헨리와 백조는 깨진 차창유리와 그들의 노트북 컴퓨터이 동시에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는 경악했다.

 한창 작업하고 있던 파일들이 모두 분실되었기에 그들은 망연자실하였다.




 헨리와 백조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하고 고통스러운 나날들이었다.

 그러나 H.A.의 질투로 인하여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면서 그들의 사랑은 오히려 더 커져만 갔다.

 오늘도 그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분실된 파일들을 밤새가며 복구하고 있다.

 그리고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

 H.A.가 이제는 체념했는지, 둘의 사랑은 어떤 방법으로도 깰 수 없음을 깨닫고 포기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헨리와 백조는 그 어떤 시련과 역경이라도 이겨내고 계속해서 서로를 깊이 사랑할 것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 실화 감동 역경 극복 이야기

by 홍기맨 | 2008/03/07 15:40 | Life & Lives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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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t 2008/03/11 12:53
ㅋㅋ 쌤 완전 소설가에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헨뤼쌤이랑 백조쌤 언능 회복하셨기를.. 정말 랩탑 및 전기 조서 분실 사건은... 듣기만 해도 억장이 무너진다는 ㅠㅠ
Commented by 홍기맨 at 2008/03/11 12:58
슘님// 실화(!) 감동 역경 극복 스토리라니까요... ^^
Commented by at 2008/03/13 13:41
아니아니 제 말은 홍기맨님의 글솜씨가 소설가처럼 넘 대단하다구요!! 멋져요~ >.<
Commented by 홍기맨 at 2008/03/13 14:59
슘님// 과찬이십니다.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나중에 위 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일화가 또 있더군요.
이름하여 "H.A. towing" 사건...
정말 자동차 관련해서 당할 수 있는 건 다 당한 셈이죠.
불쌍한 헨리 형님, 흑흑...
Commented by 홍가맨 at 2008/03/18 00:23
푸하하하하....

너무너무 슬픈 이야기인데 왜이렇게 재밌고 웃기는지

그나저나 두커플 잘 극복하시길... 별의별 일이 있었군요

이참에 오토로 바꾸시는게 좋을듯...^^
Commented by 홍기맨 at 2008/03/21 12:51
홍가맨님// 두 분께는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덕분에 우울한 겨울에 떠들만한 이야기거리를 제공해주셨다는...
그런데 얼마 전에 헨리 형님의 H.A. 타봤는데 차 좋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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